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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6개월만에 만난
우리 똑띡이를 계류유산으로 보내고...
지난 1년은 너무나도 지독했다.
몸관리를 해야된다는 생각에
병가중에도 운동을 했는데..
체력은 돌아오지 않고;;
약해지는 게 몸으로 느껴졌다.
수술하고 몇 개월만에 한의원에 갔다가
늦게왔다고 혼나고,
운동했다고 혼나고,
차 많이 마신다고(수독!) 혼나고,
무조건 쉬란다.
체력이 우선 돌아와야 임신준비든 뭐든 한다고...
한 3개월간 한약먹고,
매주 침맞고, 뜸 치료..
한의학을 믿는 편이 아니지만,
한약은 내 몸에 잘 받았다.
다행스럽게도 다시 몸은 회복되고,
임신 준비 & 숙제 시작
원래 생리주기가 불규칙적이라..
초반엔 배란 유도제 처방을 받으며,
배테기 보며,
배란일에 열심히 숙제
그러나 번번히 실패ㅠ
클로미펜이 자궁내막을 얇게 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도 걱정됐고,
난포 주사 맞기는 힘들고,
호르몬 탓인지 기운도 없고,
예민해지는 듯!
그래서 우린 잠시 의학의 도움을 멈추고,
배란일 테스트기만 보면서 자연 시도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한 한 줄...ㅠ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
주기는 점점 더 꼬여가고,
한시가 급한데
임신은 안 되고,
생리도 안 하고,
모든 상황이 원망스러운
예민보스가 되어갔다.
그렇게 기다림으로,
또 실망감이 반복되니
마음이 허하더라.
첫번째 임신이 너무나 빨리,
그리고 너무 쉽게 찾아와서인지
임신 자체가 쉽다고 생각을 했었나보다.
...
1년을 몸관리하고,
자연임신 시도를 하다가
그렇게 난임임을 인정하게 되었다.
하나만 낳을 생각이면 천천히 해도 되겠지만,
적어도 셋은 낳을 생각에,
나이도 적지 않기 때문에!!
더 늦기 전에 우린 인공수정을 시도하기로 했다.
다시 한번 더
배란유도제의 굴레에 들어갔다.
보조생식술 시작
<<인공 수정>>
- (남편) 정자 검사
- (아내) 나팔관 조영술, 자궁내시경 수술
인공수정은 이 3가지를 검사 & 통과(?)해야만 진행할 수 있었다.
<남편 정자 검사>
남편의 것은 너무나도 씩씩하고 건강했다.
기형 정자도 없고, 활동성 역시 좋았다.
첨엔 직진성?이 좀 아쉽다고 했던 것 같은데
운동을 좀 하니깐 활동력이 좋아진 것 같더라.
(정자왕이라니깐 기쁜 눈치 ;-D )
술담배는 원래 안 함
<나팔관 조영술>
아스피린을 먹고도
엄청나게 아팠던 나팔관 조영술
나팔관 터지는 줄!
꿱 소리지르고 눈물도 났다.
두번은 못하겠다 싶더라ㅠㅠ
다행히도 양쪽 다 잘 뚫려 있었는데(휴)
자궁 모양이 쌍각자궁이래요?!!
#bicornuate uterus
토끼 귀 모양으로 아주 심하진 않았고,
약간의 하트 모양으로
매우 경미한 쌍각자궁
자궁 내 혈액순환이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길 들었다.
쌍각의 정도가 과할 경우,
자궁내 벽처럼 나누어져 있는 경우
수술을 한다고도 하지만,
수술 후 임신이 더 잘 되고,
유지가 더 잘 되고 그런 건 아니라고 한다.
본인이 쌍각자궁이란 걸 모르는 사람도 있고
임신 출산 다 가능하다면서,
난 경미한 상황이니 진행 가능하다고..
살짝 걱정은 했지만,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감
<자궁내시경 수술>
초음파로는 이상 없음을 확인받았었는데
내시경을 통해 본 내 자궁벽은 좋지 않았다.
똑띡이를 보내 줬을때 소파 수술의 여파였는지,
자궁 내 자잘한 폴립이 너무 많아...
많은 양의 폴립을 제거했다.
폴립의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너무 많이 제거를 했는지...
수술 이후 너무 아파서 일어나지도 못하고,
진통제를 맞으며 몇시간 동안 침대에 누워있었다.
자궁 내시경을 보는거라서
별일 없겠지 하고(수술이란 생각도 못하고) 들어갔는데,
나는 나오지도 않고,
회복중이라는 표시만 몇시간째...
상황을 모르는 남편은
밖에서 걱정에 걱정을 더 했다고 한다ㅠ
회복은 빨랐다.
수술이 잘 됐음을 확인받고,
내 자궁은 성공적(?)으로 준비되었다.
담당 선생님은
다음 배란일에 맞추어
인공수정을 시도하자고 하셨다.
생리 시작하고 2~3일부터 배란유도제를 처방 받고,
다시 난포를 키우기 시작했다.
그동안엔 생리불순과 배란유도제로
클로미펜을 처방 받았었지만,
이번엔 페마라를 처방해주셨다.
찾아보니 페마라는 클로미펜 보다 가격은 비쌌고,
성공률은 살짝쿵 높아보였다.
(진작 알았음, 이걸 처방받을 걸!)
배란일이 다가오면서
난포가 무럭무럭 자랐음을 확인 받았는데,
더 키워야 될 것 같다며 이때는 한이틀 더 키워보았다.
그리고 다시 내 포도알 같은 난포를 확인 받고,
난포를 터뜨리는 고나도핀 배주사를 맞았다.
난소가 부어서 그런지
자궁 양 옆이 띵띵 붓는 느낌...
불편한 아픔이 계속 됐다.
난포 터뜨리는 주사를 맞고,
이틀 뒤
인공수정 시술일
난포를 키우기 위한 작업이 번거롭고,
오히려 아팠으면 아팠지...
인공수정 시술은 별 게 없었다.
남편이 시술 당일에 정자를 마련해주면,
정상 정자를 선별해 내 몸에 주입하는 건데...
남편은 오전에 병원가서 일케일케 해놓고 출근했고,
나는 점심에 예약된 시간에 맞춰서 병원에 갔다.
일반 환자들 오전 진료 다 마치고,
점심때 시술하고 알아서 누워있다가 가라고 하시는 듯 ㅎ
선생님은 1분도 안 걸려서 시술해주셨고,
15분간 나는 하늘보는 개구리 굴욕자세로 누워있었다.
인공이란 말이..
말이 Artificial 이지,
너무나 원초적인 작업이었다.
^_^;;
남편의 것은
전에 검사했을 때보다 활동성이 더 좋았고,
90% 이상이 정상이었다.
나의 것 또한
난포가 크게 두개나 자라서
쌍둥이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해주셨다.
인공수정 이후
바로 회사가고, 일상생활을 해도 된다고 했지만,
난 그냥 반차를 내고 집에 누워있었다.
최대한 눕눕을 시전했다.
기대할 법했지만,
우린 기대하지 않기로 했다.
그간의 노력에도
실망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인공수정 1차 성공이 어렵다는 것 또한
익히 들어왔기 때문에...
둘다 별 기대를 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인공수정을 시작한 이상
긴 여정까지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참 안 갔다.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결과는 빨리 확인하고 싶었다.
7일... 8일... 9일....이 지나고,
시술 10일 뒤
우리는
정말 로또에 맞았다.
인공수정 1차 성공
남편 등에 올라타서 보여주니,
진짜 맞냐고 계속 물어본다.
보이잖아~
나만 보이는 거 아니잖아~
너무나도 기다려왔던 두줄
ㅠㅠ
차근차근 인공수정을 준비해왔고,
인공수정 시술 뿐만 아니라
시술 이후 배테기 체크하면서,
자연적으로도 시도를 했던 것도 유효했던 것 같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지난 1년동안 자연임신이 안 됐던 것도
정자와 난자가 만나는 것은 이상이 없어서 수정까지는 성공했는데...
자궁내에 폴립이 많아서 착상이 어려웠던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자궁내시경 수술하고, 생리 1번 하고,
그 다음 시도에 바로 성공했으니 말이다.
꼭 인공수정을 하기 위해서라기보다도,
자연임신이 어려운 분들은
나팔관 조영술과 자궁내시경 검사를 꼭 해보길....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남편 정자의 문제도 많다고 하니
손 꼭 잡고 산부인과 가시길 바란다.
로또 기운 팍팍!!
여하튼 로또 성공!
동아 얼리체크를 쌓아두고,
관계 후 10일에 항상 체크를 해왔는데,
이렇게 두줄이 보였던 적이 없었다.
우리 둘은 너무나도 기뻐했고,
동시에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 두 줄이 더욱더 선명해지고,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
두줄을 확인하고도 매일매일
아침 첫소변으로 두줄의 안녕을 확인했다.
착상이 계속해서 유지가 되어야....
5주에는 아기집을 볼 수 있을테니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너무나도 다행히도 두줄은 선명해져갔고,
우리 둘만 아는 비밀이
하루 빨리 입밖으로 나올 수 있길 바랐다.
4주 피검사
5주 아기집 확인
정상임신을 확인할 수 있도록
산부인과 갈 날만 기다렸다.
겨우겨우
임신 4주
피검사를 통해
임신임을 확인받았다.
병원에서도 넘나 많이 축하축하를 해줬다.
ㅠ_ㅠ
어헝헝
제가 더 감사합니다.
아기집을 확인하기 전에
친척 결혼식도 있어서 참석을 할까 말까 하다가...;;;
조수석에서 얌전히 누워 결혼식을 다녀왔다.
친척들 다 모인 자리....
너무 정신 없는 와중에~
임신 얘길 할 수도 없어서 꾹 참았는데...
집 앞 주차장에 주차하고 나서야,
부모님께
"저희 임신했어요"라는 말을 던지는 울남편
기뻐하고 대견해하시는
아빠 엄마 얼굴을 보자마자
바보같이 눈물이 펑펑
말 없이 함께 기다려주셨던
아빠엄마가 우리를 꼬옥 안아주셨다.
아부지 정년퇴직 기념 가족 식사를 마치고,
그날 오빠네한테는 직접 얘길 못했는데,
배웅하는 길에 남편이 얘기했다고 한다.
우리 임신 소식을 들은 새언니가,
착상에 좋다는 포도즙을 한박스 보내줬다.
덕분에 잘 자라고 있는 듯 ;-)
새언니 너무 고마워용~ (+_+)♡
임신 5주
산부인과 가는 당일 아침
다시 또
선명한 두줄을 확인하고 출발
손톱만한 아기집을 확인하고,
반지모양의 난황을 확인
반짝반짝 빛난다.
아기집을 확인하면서
산모수첩을 받는 영광을....
우리 튼튼이 잘 키우겠습니다.
+_+
다짐 또 다짐
인공수정 1차 성공!
극초기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
잊어버릴까봐 적어놔야지 하고
마음 편히 시작했는데
그 때의 감정들이 살아나서
몇번이나 고치고 쓰고를 반복했다.
준비하면서 온라인 글들을 찾아보고
많이 공감하고 도움도 많이 받았는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로또 맞으시고,
어서어서 즐거운 일 생기시길!!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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