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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포의 오랜? 

아니, 노포치고는 36년 밖에 안 된 맛집


복국 한치 전문

남부민동

남포 식당


깔끔하고 정갈한 복국

한 그릇 먹고 왔습니다.





자갈치 역과 남포 역 중간에서

노포로 가는 버스를 타고, 

한 5정거장 즈음 왔나....


 대로변에 있는 [남포 식당]

파란 간판을 보고 내렸습니다.


남포 식당은 최불암 아저씨의

[한국인의 밥상]에도 소개가 된 적 있는 곳!!

생생 정보통 등의 맛집 소개는 믿지 않지만,

한국인의 밥상에 대한 믿음은 있었습니다.


밖에 메뉴 가격이 써 있어요.


복국(1인분) 12,000원


네네, 복국을 먹으러 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흐읍.... 비린내가 후욱 하니 밀려 옵니다.

(이 때부터 신랑이 괴로워 한 듯)


오래된 집이니까 그러려니 하자...

냄새는 그러해도...

음식에 대한 믿음은 있었습니다.

부엌이 깔끔하고 정돈된 게

깔끔하신 할머니 성격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근데 할머니가 안 계십니다.


"할머니~~~"


방에서 천천히 나오시는 할머님께

복국 2그릇 주세요, 했습니다.



할머니가 나오시고 덥냐고 물어보시면서

에어콘 틀어주까? 괜찮나? 하시면서

선풍기를 틀어주십니다.

(10월인데... 부산은 더웠습니다.)




촌스러운 쟁반 위에 깔끔하지만 오래된 것 같은 잡동사니들

​진짜 할머니집 같아요.ㅎㅎㅎ


저는 론리 플래닛 여행 잡지를 구독중인데요.

10월호가 부산 국제영화제에 맞춰서 

부산 특집으로

부록 [On the Road]가 실려 왔습니다.


이번에 SRT 타고 내려가는 길에 

참고할 만한 곳이 없나 하고 읽었는데,

와우 이 정갈한 복국이 먹고 싶더라구요.




​"할머니 이거 보셨어요???"하고 잡지를 보여드리니까

수줍게 웃으시면서 

어제는 LA기자가 왔다 갔다고

그게 벌써 나올리는 없고

지난주에 일본 기자가 왔다간 게 실린건가? 하시더라구요.


아뇨 할머니 이건 한국 잡지에요. 했더니

LA기자는 LA가서 음식점 차리자고 했다고

근데 나는 못하겠다고 했다고~

수줍게 자랑하심

ㅎㅎㅎㅎㅎ


사인 받을까 했다가 고이 집어 넣었습니다.



론리 플래닛에서 시간이 멈춘 듯

할머니는 여전히 이 부엌에 계셨습니다.

식당을 지배하고 있는 이 시큼하고 비릿한 향은..... 저도 참 힘들었는데요. 어시장 가까이 오래된 식당에서 나는 생선 비린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았습니다.
ㅠㅠ


조심스럽게 복국을 떠주시는 할머니


얼른 먹고 싶더라구요.

아아~ 빨리 주세요.

현기증 나요 할무니~~~



빠밤


깔끔한 복국 한사발이 나왔습니다.


살짝 비릿한 향이 나는 것 같았는데

국물을 떠 먹었는데 깔끔한 맛입니다.


싱겁게 먹는 저한테는 딱!



왼쪽의 마늘장과 양념장을 넣어서 먹으면 된다고 설명해주셨는데

아무것도 넣지 않고 먹는 게 더 낫더라구요.


깔끔한 반찬들은

깔끔한 복국에 잘 어울렸습니다.





국물에는 생선 식감을 위해 식초를 넣으신 건지 신맛이 올라왔는데, 향긋한 미나리와 먹으니까 오히려 깔끔한 맛이 돈다고나 할까요. 저는 입맛이 살아나는 느낌이었습니다. 복도 신선하고 살이 탱글탱글 쫀득쫀득하니 너무 맛있더라구요.


문제는...

우리 신랑...


원래 생선 가시 바르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서 잘 먹지도 않고, 비린내나 악취에 엄청 민감한 편입니다.​ 특히나 발사믹도 안 먹고, 고수나 향신료등에도 예민하게 반응해서 허브 들어가는 것도 따져보고 먹는데요. 여긴 들어올 때부터 비린내가 나서 얼굴을 찌푸렸는데, 역시 한 입 떠 먹더니 손도 못 대더라구요,,,


저한테는 국 자체가 비리지도 않았는데, 이 시큼한 맛을 계속 상한 것 같다고 ㅠㅠㅠ

저는 오히려 괜찮았는데 ㅠㅠㅠ 오히려 잘 먹는 제가 이상한 것 같았습니다.


옆 테이블에 누가 와서 먹었다면 우리 둘 중 누가 이상한지 알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아무도 안 오니까 또 신랑은 맛집 아니라고... 한국인의 식당에 낚였다고 ㅠㅠㅠ 이때부터 저의 초이스를 못 믿겠나봅니다. 무조건 사람들 많이 간 식당으로 갈 거라고.... 엉엉 ㅠ 괜히 제가 고집피워서 데려왔는데, 신랑이 못 먹어서 넘 미안하더라구요. ....






오래된 노포에 잘 어울리는 오래된 식당들

하나하나 찾아가서 맛 보고 싶었지만, 같이 간 사람이 서울 도련님이라ㅋㅋㅋㅋ 다시는 못 올 것 같아요ㅋ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결국 제가 두그릇 다 먹었습니다.


저는 맛있게 먹었어요 할머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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